첫 연재 글로 우리나라 최초의 차트를 소개했는데 어떠셨나요? 1930년대에도 차트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차트 옛이야기가 재밌다! 등등 감사한 피드백 덕분에 모냥은 뿌듯했어요. 두 번째 글은요~ 타임머신을 타고 1960, 1980년대로 가봤어요. 매일경제신문과 한겨레신문이 창간했었거든요. 꼼꼼하게 살펴보니 창간호에 차트가 실렸다는 사실을 발견!
특히 창간호는 신문사의 시작을 알리기 때문에 꽤 신경 쓴다고 하는데… 거기에 실린 차트는 과연 어땠을까요? 모냥과 과거로 여행할 준비되셨죠? 그럼 같이 차트 탐험대 출발! 🛸
늘어나는 쓰레기를 경고한 한겨레
한겨레신문은 1988년 5월 15일에 창간호1로 처음 선보였어요. 창간호인 만큼 한겨레만의 시각이 담긴 좋은 기사들이 많았는데요. 대부분 글과 사진으로 구성됐지만 <생활면>은 달랐어요. 차트를 썼거든요! 요즘처럼 차트가 대중적으로 쓰인 시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신문에서 차트 찾기란 쉽지 않은데, 한겨레는 창간호부터 당당하게 차트를 활용했었네요!
기사는 쓰레기 배출량을 경고하고 있어요.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한다는 통계가 나왔나 봐요. 그렇다면 이 통계로 적절한 시각화를 보여주면 훨씬 독자에게 유익하겠죠? 한겨레는 배출량의 증가 추세를 멋진 차트로 나타냈어요. 차트 선별도 좋았어요. 연도에 따른 값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서 선 차트(line chart)를 사용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죠.
좋은 차트의 조건인 차트 제목, 주석, 축의 라벨도 빼먹지 않았다는 점! 독자들이 차트를 한눈에 파악하는 데 도움 됐을 거예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보여요. 차트와 기사에 쓰인 통계 출처를 명시하고 있지 않거든요. 출처를 밝혔다면 30년 넘게 지난 현재에도 관련 통계를 덧붙여 새로운 차트를 만들어 비교해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x축을 보여주는 방법에서도 오류가 있어요. x축은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데 1980년부터 1년 단위로 간격을 띄우다가 1986년부터 2001년까지는 4-5년 단위로 x축 간격을 다르게 썼어요. 아마도 예상 값은 매년 예측하는 게 아니라서 띄엄띄엄 보여준 거 같은데 이런 점은 차트에 별도로 표현해 줬으면 좋았겠죠?
여기서 재밌는 사실! 1980년대 쓰레기 배출량이 포함된 환경부 자료2를 찾아보니 1985년도까지는 하루 1인당 배출량(kg)이 일치하거나 비슷해요. 하지만 차트에서 보여주는 예측치는 결국 틀렸더라고요! 1991년 이후로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급감해서 1.3kg 아래로 떨어지거든요.
시간이 꽤 흘렀지만 차트 A/S를 해주면 재밌을 거 같아요~
매일경제 창간호 차트는 경제 분석
매일경제신문은 1966년 3월 24일 창간했어요. 아무래도 한겨레신문보다 훨씬 과거에 나온 신문이다 보니 차트는 정말 찾기도 힘든 시기였는데 창간호3에는 아래(노란 테두리)와 같이 무려 4개의 차트나 사용됐어요. <1971년대의 한국경제는?>이란 주제로 인구, 外援(외원)과借款(차관), 경제 성장, 1인당 국민소득을 한눈에 차트로 제작했어요.
과연 여기에는 또 어떤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있을까요?
늘어나는 인구수를 막아라?
현재, 인구수는 5천만 명을 넘어섰어요! 그런데 50년 전에는 어땠을까요? 아래 기사에 따르면 1965년에 대한민국 인구수는 2867만 명 수준이래요. 지금과 비교하면 엄청 적죠? 그런데 당시는 증가하는 인구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나 봐요. 인구가 늘어나면 먹는 입이 많아져서 더 가난해지는 게 이유래요… 즉, 기사는 인구수가 늘어나는 걸 경계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요.
차트를 볼까요? 실제로 차트만 보면 당시 인구수는 급증한 것으로 보여요. 차트가 주는 느낌은 다소 무서울 정도에요…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에요.
실제로도 그럴까요? 여기에 한 가지 오류가 있어요. 막대 차트를 그릴 때는 y축을 0으로 맞추고 그려야 왜곡이 안 생기는데요. 위 차트는 y축이 0부터 시작하지 않아요.
다시 만들어보니 인구수가 급증(?)까진 아닌 거 같아요. 당시 증가하는 인구에 대한 위기감을 표현하려고 다소 의도적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이건 조금 아쉽네요!
당시 경제 상황을 한눈에!
시대상이 드러난 재밌는 차트도 있었어요. 1960년대 당시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좋지 못해서 다른 나라로부터 무상 원조와 차관(빚)을 빌려야만 했었죠. 미국의 원조가 국민 총생산의 17%까지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컸을만큼 나라빚은 당시 한국 경제를 평가하는데 빠질 수 없는 주제인 걸로 보여요.
차트를 볼까요? 무상 원조 금액은 1960년부터 1971년까지 들쭉날쭉하는 걸 볼 수가 있고요. 원조를 받는 걸로는 부족했기 때문에 1960년부터는 차관 금액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확인할 수 있어요. 차관은 1965년부터 이자와 함께 갚아 나가기 시작했는데 1960년도 후반을 보면 원리금 상환액 비중이 큰 것도 한눈에 알 수가 있어요.
당시 시대 상황이 나타나는 차트를 보니깐 글보다 차트가 훨씬 근현대사를 돌이켜 보는데 효과적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1964년 국민소득이 2만 5천 원?
마지막으로 차트는 여러분도 관심 있을 겁니다! 바로 1인당 국민소득을 나타낸 차트에요. 기사를 읽어보면 당시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전 세계 최하위 수준이래요. 과연 얼마였길래…? y축 수치를 살펴볼까요? 1964년 국민소득은 2만 5000원 정도 되는데 당시 미국 1인당 국민소득이 65만 1112원이라고 하니… 엄청난 차이네요! (1966년 이후로는 예상치입니다)
이 기사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1967-1971년)로 경제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그래서 예상값으로 향후 전망을 보여주는데… 위에 한겨레 차트와 공통점이 하나 보이나요? 옛날 신문에는 차트에 예측치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어요.
예측치와 출처를 차트에 별도로 표시하지 않고 쓴다는 점이 다소 생소하네요?
두 신문의 창간호 어떠셨나요? 한겨레신문은 쓰레기 배출량을 차트로 경고했고, 매일경제신문은 1960년대 당시 경제 상황을 차트로 보여줬어요. 요즘 기사보다 글자가 훨씬 빼곡했던 시절에 차트의 기능과 장점이 훨씬 컸다고 느껴졌어요!
그럼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8051500289101001&officeId=00028
http://stat.me.go.kr/nesis/mesp/info/statPolicyRecycle1.do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1051100099201005&officeId=0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