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쯤...? 뉴욕타임즈에서 북한의 위치를 찍어보란 인터랙티브 기사가 이슈였던 적이 있었어요. 미국 성인 1746명에게 물었는데 36%만이 북한의 위치를 맞춰서 다소 충격이었거든요. 사실 외국 나가보면 한국도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정말 많긴 하죠. 그런데! 40년 전인, 1982년 1월 1일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당시 미국인들은 지금보다 더 한국을 잘 알았던 거 같아요. 유투브도 없고 론니플래닛도 없던 시절인데 말이죠. 당시 미국인이 바라본 한국인에 대한 인식 설문 통계! 동아일보와 미국 갤럽이 한미 100주년 기념 공동조사1를 했다는데~ 차트와 함께 보는 옛날이야기 시작합니다!
“한국을 좋아해요!”는 57%
설문 조사는 미국의 18세 이상 유권자 중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1700명을 대상으로 직접 인터뷰를 실시했다고 해요. 당시 미국인이 한국인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남았는데요. 동아일보에서 적절한 차트로 시각화해서 보여주니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좋았어요.
우선 왼쪽 차트에 담긴 이야기부터 살펴볼까요? 당시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호감도는 57% 정도예요. 반면 일본에 대한 호감은 84%와 비교하면 꽤 많이 차이 나요. 왜 당시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낮았을까요? 기사에서는 그 이유를 TV 연속물 ‘이동윗과 병원(매시)’ 에서 찾고 있어요. 한국전쟁 이후 한국의 모습을 찌들고 가난한 나라로 묘사한 게 미국인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시켰다고 해석하는데요.
그렇다면 최근에는 호감도가 많이 좋아졌을까요? 동등한 설문 기관은 아니지만 미국의 외교 분야 여론조사 전문 싱크탱크인 시카고 국제 문제 협의회(CCGA)에서 작년 7월 미국 성인 211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100점 만점 중 평균 60점을 기록했다고 해요.2 역대 최고 점수라고 해요. 코로나19 대응과 K-팝의 인기,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반면 일본의 경우 호감도는 65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국은 32점으로 역대 최저치였어요. 1982년에 한국과 일본의 호감도 격차를 고려하면 이제는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어요.
Made in Korea?
우리나라의 자부심 중 하나는 ‘메이드인 코리아' 아닐까요? 당시 한국의 주요 수출품은 연성(soft)제품이었다고 해요. 특히 1980년대는 개방화 시대였죠. 이른바 ‘3저(低) 효과’에 힘입은 장기 호황과 수출 증대가 지속됐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한국 상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어요. 당시 설문조사에서는 한국 상품을 사 본 비율이 30%정도라고 응답했는데 그중에 절반 넘게는 한국 상품에 대한 평가가 ‘질도 좋고 값도 적절하다'라고 만족스러운 대답을 했으니 ‘Made in Korea’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죠?
한국 사람에 대한 평가도 괜찮았네요. 본격적으로 미국 내 한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며 미국인들이 바라본 한국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다양했다는 걸 볼 수가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건 근면(82%)이에요.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이미지로 보여주죠. 지성(72%)이 높다는 건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다만 속임과 모방이 많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적진 않았어요.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82010100209206001&editNo=2&printCount=1&publishDate=1982-01-01&officeId=00020&pageNo=6&printNo=18537&publishType=00020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us/2020/10/19/LYBBRQ63XVCSRG5ZDVY5GQYNX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