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까지 다루었던 네트워크 특집은 잠시 쉬었다가 가고, 이슈가 되고 있는 그래프 하나를 살펴보려고 하네. 다름이 아니라 <시사기획 창>에서 제작한 그래프를 두고 이야기가 많더구만. 아래 그래프를 봐 볼까? 이 그래프는 세대인식 집중조사 기사에 올라온 그래프일세. 제목은 “기회가 되면 내 것을 나눠 타인을 도울 것이다”. 파란색 라인인 청년 남성이 우하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군. 해석해보면 다른 세대와 달리 청년 남성층은 고소득층으로 가면 갈수록 나의 것을 나눠서 남을 돕는 비율이 줄어든다고 할 수 있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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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에 대해서 각계각층에서 반응이 나왔더군. 결과만 보면 아주 주목할만한 이야기지 않겠나? 다른 세대와 달리 청년 남성만 다른 모양이니 말이야. 언론에서도 위와 같은 기사들이 나오기도 했더구만. ('나쁜 이대남'과 같은 자극적인 제목이 많구먼) 통계와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의 SNS에서도 어느 정도 화제가 되기도 했고, 일부 교수님들은 이 그래프를 신뢰할 수 있는가, 통계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는 건 아닌지 우려와 경고를 했네.
이슈가 되자 <시사기획 창>에서도 그래프를 일부 수정을 해서 공개를 했네. 위 그래프가 수정된 그래프일세. 기존의 x축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수정된 버전에서는 “한국사회 최하층을 1로, 최상층을 10으로 한다면 귀하는 어디에 속하는가?”로 바뀌었네. 수정된 그래프로 해석해보면 다른 세대와 달리 청년 남성층은 고소득층(본인이 느끼는 소득분위)으로 갈수록 남을 돕는 비율이 줄어든다는 결과로 볼 수 있겠구만.
그렇다면 문제는 다 해결된 것일까? 본격적으로 꼭꼬가 살펴본 이 그래프의 아쉬운 점을 한번 정리해보겠네. 페이스북에 올라온 다른 교수님들의 의견과 연구진이 공개한 설명 PDF를 참고했네.
쟁점 1. 주관적 계층 인식
세대인식 조사에 참여한 연구진 설명 PDF를 살펴보면 독립변수로 “주관적 계층 인식”을 사용하고 있네. 일부 교수님들은 이 변수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네. 스스로 자신의 소득 수준을 평가한다고 했을 때 청년층(20-34)에서 최상층이라고 언급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우려이지.
그렇게 된다면 최상층의 표본 자체가 줄어들어 통계의 대표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생길 수 있네. 실제로 연구진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주관적 계층 인식 상위권인 9, 10에 포함된 2034 남성과 여성은 0이었네. 즉 저 그래프는 앞선 데이터의 결과를 바탕으로 그어진 추세선이라는 걸 알 수 있네.
쟁점 2. 기술통계량의 부재
한번 이렇게 설문조사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겠네(이 시나리오는 이한상 고려대 교수님이 페이스북에 작성하신 글을 토대로 재구성한 걸세. 원본은 여기서 볼 수 있네).
꼭꼬가 세대인식 조사에 참여한 2034 남성 300명의 답변 표를 살펴보니 아래처럼 나왔네.
2034 젊은 남성층은 대다수가 본인들을 최하층이라고 인지하고 있고, 그들 모두가 남들을 돕겠다고 응답했다고 해보겠네. 이 조사표에서 더 주목할만한 부분은 전체 300명 중에 291명이 남들을 돕겠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일 수 있지. 하지만 이렇게 결과표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아마 기사에 나온 그래프를 그릴 수 있을 걸세. 그리고 그 이미지만 보인다면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청년 남성층은 고소득층일수록 타인을 돕지 않는다”라고 왜곡 해석할 수 있겠지.
이러한 오해를 막기 위해선 위와 같은 표 형태로 기술통계량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네. 해당 답변을 한 응답자수, 평균, 분산 등과 같은 수치들 말이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추가로 연구진이 공개한 설명 PDF에도 2034 남성 그룹의 주관적 계층인식과 도움 의향 응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더구만. 아쉬운 부분일세.
여하튼 여기까지가 꼭꼬가 생각하는 이번 <세대인식 집중조사> 이슈의 핵심쟁점을 정리해 본 것이라네. 관심 있는 벗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오늘 매드매스는 여기까지 하겠네. 그럼 다음번까지 안뇽~!